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사전증여 받은 자식이 후회해요~

by 감자칩25 2025. 5. 30.

 

 

부모님의 자의적 요양병원 결정

 부모님이 연세가 들어감에 따라 자식들이 신경써야 할 점들이 늘어납니다. 또 병원을 오가게 되는 횟수도 늘게 되고~ 제 부모님 역시 거동이 불편해 지고, 3끼 식사가 문제가 될 무렵, 요양병원을 들어가시기를 원하시다가,  결국 이틀마다 투석을 받아야 할 상황이 되었고, 암 후유치료 등으로 요양병원 입원하시게 되었어요. 부모님은 자식들이 아직 직장에 얽매여 있는 상황이다보니," 24시간 지켜주고 3끼 밥 제때 나오고,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데,,, 이 보다 좋은 게 어디있겠냐"시며~~~ 그리고는 사전 증여를 서두르셨죠. 수혜자인 우린 속없이 "감사합니다~" 

 입소 후엔 2인실이 없을 땐 룸메이트들과의 갈등, 기저귀 냄새, 치매환자들의 돌발 행동 등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매일 발생했었지만 나름 잘 적응하시며 사셨죠.  그나마 거동이 괜찮으실때까지는 ㅠㅠㅠ 

문제는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허리골절이 일어나며, 와상상태로 접어든 이후였어요. 단순히 치료와 안전만 생각했었는데, 문득 문득,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드셨을텐데, 돌아갈 곳이 없다는 사실에 얼마나 당황하셨을지, 끝까지 내색 않으시고 3달 와상상태로 계시다가 운명하셨어요. 누워계시는 동안 시간이 갈수록 사전증여를 철없이 받아들였다는 후회 하게 되었고,  '내가 돌아갈 곳'이 있는지,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라는 심리적 공허감을 가지셨을거란 안타까움과 죄스런 마음이 듭니다.  요양병원 결정 과정에서 가족이 놓치기 쉬운 심리적 요소들을 정리해봅니다.

1️⃣ 요양병원 선택, 왜 부모님은 병원을 선호하실까?

  • 자식들은 직장과 가정에 얽매여 상주 돌봄이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
  • 낙상, 감염, 식사, 투약, 응급상황 대처 등 병원이 주는 안전망
  • 같은 처지의 동년배 환자들과의 동질감 (반면 룸메이트 스트레스로 힘들어하실 수도 있음)

부모님이 스스로 요양병원을 선택하는 경우, 자식들은 안도하는 한편, 그 결정에 너무 쉽게 동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이 부모님 마음에 어떤 빈자리를 남기는지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집”의 의미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선다

많은 부모님들은 병원 생활을 시작하며, 아파트나 집을 처분하고 자식들에게 나눠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와상 상태가 되어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표현하지 않더라도 '내가 돌아갈 곳이 없다'는 상실감과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갈 수 있는지가 아니라, '내가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존재하는가'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3️⃣ 가족이 후회하지 않으려면

  • 부모님의 재산·주거 정리에 대해 너무 성급히 동의하지 않기
  • 시설 입소 전 부모님 마음을 충분히 묻고, 결정에 시간을 들이기
  • 병원 입원 중에도 자주 외출·외박 기회를 만들어 기분 전환을 돕기
  • 병원 생활이 길어질 경우, 작은 공간이라도 '내 집'처럼 느낄 수 있는 물건·사진·가구를 준비하기
  • 부모님께 '언제든 병원이 지겨우면 이야기해달라'는 열린 메시지를 주기

돌봄과 치료 중심의 결정에서 부모님 마음을 챙기는 결정으로 시선을 확장하세요.

4️⃣ 와상 상태에서의 심리적 케어

  • 대화: 의사 표현이 줄어도 가족의 말을 듣고 계십니다. 매일 작은 이야기라도 들려주세요.
  • 터치: 손을 잡아주거나 가벼운 마사지로 따뜻한 접촉을 느낄 수 있게 하세요.
  • 공간 장식: 병실에 익숙한 사진, 작은 화분, 좋아하던 물건을 두어 집 같은 느낌을 만드세요.
  • 외부 연결: 전화, 영상통화, 편지로 가족·친지들과의 연결감을 유지하세요.

결론: 돌아갈 수 없더라도, 돌아갈 마음의 집은 남겨주세요

부모님이 요양병원에 계시는 동안 거의 매일 보호자들이 방문하게 되죠. 심지어 너무 잦은 외출과 외박으로 지적을 받기도 했죠, 그래도 외출준비를 하면서 들떠하시던 기억들이라도 남아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후회가 남는 것은 '그때 더 마음을 챙겨드릴 걸' 하는 부분입니다. 병원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 부모님 마음속에 '내가 속해 있는 곳'을 남겨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것이 마지막까지 부모님의 존엄과 심리적 평안을 지키는 방법 중의 하나임은 분명합니다.